집 앞 사거리를 돌아 나오는데 스치는 바람에,
'왔구나!'
가을맞이 문장을 어떤 걸로 시작하면 좋을까 해서,
이럴 때 보려고 문장을 모아둔 블로그에서 '가을'로 검색을 해 보며 출근했다.
'올여름은 특히나 지난한 여름이었다.'라고 써둔 작년 9월 18일의 일기.
'떠나보낸 사람이 없는데 방금 누군가가 가버린 것 같은 가을 아침' (김창완_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.)
'계절의 변화는 화장실 변기 커버로부터 온다. 나는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배가 몹시 아팠던 어느 날 아침 알게 되었다.'(문지혁_초급한국어)
' 여름은 갔다. 밖에, 돌연히 가을이 와 있다.'(박연준_모월모일)
' 가을이 되면 가을이 제일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고 싶다.'(김연수_이토록 평범한 미래)
사무실에 도착하여 매일의 루틴으로 달력의 오늘날짜에 동그라미 표시를 하고, 8월 27일로 되어 있던 어제 자 일력을 한 장 찢어냈다.8월 28일 일력이 오늘 출근길 내내 찾던 가을 문장을 선물해 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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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난 떨지 마.가을이 돼서 날씨가 상쾌해지면인생은 다시 시작되니까./스콧피츠제럴드_위대한 개츠비
그래, 유난 떨지 말자.새로운 계절을 받았으니 모르는 척 다시 시작하면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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